
2017년 개봉한 <범죄도시 1 (The Outlaws)>는 한국 액션 영화의 흐름을 완전히 바꾼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강력한 연출, 리얼한 액션, 현실감 있는 대사와 캐릭터로 인해 이후 수많은 시리즈와 유사 작품이 탄생했습니다. 본 리뷰에서는 <범죄도시 1>의 연출기법, 액션리듬, 그리고 폭발적인 흥행 요인을 중심으로 분석하며, 왜 이 영화가 시대를 대표하는 한국형 액션의 전환점이 되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연출기법: 현실과 긴장의 경계를 완벽히 잡다
<범죄도시 1>의 가장 큰 강점은 류승완식 과장된 연출이 아닌, 강윤성 감독 특유의 현실감 있는 스타일에 있습니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과도한 연출 대신, 마치 실제 범죄 현장을 담은 듯한 생생한 리얼리티를 유지합니다. 특히 카메라 워크는 핸드헬드 촬영과 클로즈업 구도를 적극 활용하여 긴장감을 극대화합니다.
강윤성 감독은 “사람 냄새 나는 액션”을 구현하기 위해 배우들의 동선과 공간 구성을 치밀하게 계산했습니다. 좁은 골목, 식당, 노래방 등 서울 하층민의 생활공간을 무대로 삼아 도시 범죄의 리얼리티를 현실적으로 재현했습니다. 마동석(마석도 역)의 캐릭터는 감독의 연출 철학이 집약된 존재입니다. 그는 초인적인 힘을 지녔지만 결코 영웅이 아니며, 인간적인 유머와 일상 언어를 통해 관객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갑니다.
결국 <범죄도시 1>의 연출은 단순한 ‘폭력의 미학’이 아니라, 리얼리티와 인간적 정서의 절묘한 균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액션리듬: 타격감과 리얼리티의 완벽한 조합
<범죄도시 1>의 액션은 한국 영화사에서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박력 있는 리듬을 보여줍니다. 보통의 액션 영화들이 과도한 카메라 전환과 슬로모션을 활용하는 데 반해, 이 영화는 “진짜 한 대 맞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 정적인 롱테이크 구도를 유지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장면은 바로 중국조폭 장첸(윤계상 분)과의 대면 장면입니다. 마동석의 묵직한 한방과 윤계상의 날카로운 눈빛이 교차되는 시퀀스는, 관객에게 단순한 액션 이상의 심리적 충돌을 전달합니다. 또한 액션 장면 사이에 유머와 일상의 대화를 섞음으로써, 긴장과 완화의 리듬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냅니다.
이런 ‘감정의 템포 조절’이야말로 범죄도시 시리즈의 정체성을 완성한 핵심입니다. 강윤성 감독은 “액션은 맞는 사람보다 때리는 사람의 표정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철학은 영화 전반에 녹아 있으며, 타격감과 감정 전달이 동시에 살아 있는 연출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결국 <범죄도시 1>의 액션리듬은 단순한 폭력의 연속이 아니라, 정의감과 인간성의 충돌을 음악처럼 구성한 리듬이라 할 수 있습니다.
흥행요소: 캐릭터, 현실감, 그리고 공감의 힘
<범죄도시 1>은 개봉 당시 688만 명을 동원하며, 당시로서는 드문 R등급 액션 영화의 흥행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이 영화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현실적 캐릭터 중심의 서사’에 있습니다.
주인공 마석도는 정의감 넘치는 형사이지만, 교과서적인 영웅이 아닙니다.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농담을 던지며, 인간적인 매력을 발산합니다. 반면 윤계상이 연기한 장첸은 한국 액션사에서 보기 드문 강렬한 악역으로, “살아 있는 공포”를 완벽히 구현했습니다.
또한, “현실에서 있을 법한 사건을 영화적으로 재구성했다”는 점이 흥행의 핵심입니다. 실제 2004년 서울 가리봉동 폭력 사건을 모티프로 한 이 영화는, 관객에게 현실의 범죄 문제를 직면하게 하면서도, 정의가 승리하는 서사로 카타르시스를 제공합니다.
무엇보다 영화의 대사, 사운드, 리듬 모두가 관객의 감정을 정확히 겨냥하고 있습니다. 결국 <범죄도시 1>의 흥행은 단순한 액션 영화의 성공이 아니라,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허문 ‘진짜 이야기의 힘’으로 완성된 결과였습니다.
<범죄도시 1>은 한국 액션 영화의 새로운 기준을 세운 작품입니다. 연출의 정교함, 타격감 넘치는 리듬, 인간적인 캐릭터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이후 시리즈의 성공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범죄물이나 액션물이 아니라, 현실 속 정의와 폭력의 경계를 탐구한 리얼리즘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2025년 현재 다시 돌아봐도, <범죄도시 1>의 힘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 진짜는 오래간다.